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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에 요즘 젊은 세대들이 즐겨 표현하는 ‘레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1975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중동 진출 일화다. 당시 석유 파동으로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달러가 넘치던 중동 국가들이 앞다퉈 사회 인프라 건설에 나섰다. 이 소식을 들은 우리 정부가 현장조사차 공무원을 파견했지만 이들은 일제히 중동 진출에 난색을 표했다. 낮에는 너무 뜨겁고 물도 구하기 어려워 건설 작업을 도저히 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정주영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정 명예회장은 중동이 건설 공사하기에 최적이란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우기가
기자수첩
장정흡 기자
2020.1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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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폐쇄원전인 고리원전 1호기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고리원전 해체사업자인 한수원은 지난 7월부터 60일 동안 고리원전 1호기 해체계획서 초안에 대한 공람절차를 거치고, 20일부터 부산을 시작으로 4차례에 걸쳐 주민공청회를 개최한다.공청회에서 도출되는 주민의견을 반영해 해체사업에 대한 최종 승인권을 가진 원자안전위원회에 최종해체계획서를 제출, 승인받게 되면 본격적인 해체작업에 착수하게 된다.세계적으로 해체사업을 진행해 본 경험이 있는 국가는 영국, 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해체사업이 진행되더라
기자수첩
안광훈 기자
2020.1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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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건설사에서 근무하는 기계설비 책임자들이 결성한 한국종합건설기계설비협의회(이하 종건협). 기계설비신문은 지난 8월 24일 박승철 회장을 시작으로 종건협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됨에 따라 방역지침을 지키면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서면으로, 때로는 전화로 진행하기도 했다.특히 인터뷰에 참여한 약 20여명의 회원들은 공통적인 키워드로 ‘미래’를 강조했다. 전염병과 미세먼지 등 환기설비에 대한 준비, 에너지 절약시대에서의 기계설비 중요성, 삶의 질 향상 등에 기여할 핵심산업으로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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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흡 기자
2020.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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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1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탄소경제에서 벗어나 친환경연료인 수소를 기반으로 한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2050년 경 연간 3000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수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따른 것이다.하지만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지 2년이 흐른 지금, 수소전기차 확대 보급 등 수소 응용분야에서의 성과에 비해 수소생산, 수소 인프라(공급망)는 미국, 일본, 유럽 등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난 8일 전경련이 발표한 ‘수소경제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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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훈 기자
2020.10.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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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 국정감사의 뜨거운 감자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문제다.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 받은 ‘중소기업 기술보호 수준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19년 중소기업 243곳이 기술 유출 및 탈취로 316건의 손해를 입었고 그 규모는 4346억원에 달한다.기술유출 피해 유형은 연구과제 개발 계획, 연구과제 결과 데이터, 설계도면, 생산 중인 제품, 최종 연구결과 등이며, 주로 복사·절취, 이메일·휴대용장치 합작사업·공동연구 등의 경로를 통해 기술유출 피해가 발생했다.대기업의 횡포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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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2020.10.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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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우리 인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동시에 ‘위드 코로나’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생존법을 터득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시작한 인류가 ‘호모 마스쿠스(Homo maskus)’로 진화한 것이다. 건설산업도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있다.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이 건설사업자에게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벌써부터 일부 업종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존립 자체가 사라질 운명을 맞이한 ‘시설물유지관리업’은 “살려 달라”고 몸부림치고 있다. 하지만 건설산업도 빠르게 기술 발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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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기자
2020.10.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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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장마, 강도가 세진 태풍, 미국 서부지역과 호주 산불 등 세계 곳곳에서 재해가 일어나고 있다. 기후변화를 이제 기후위기라고 해야 할 정도로 심각 단계에 다다랐다.“지구의 제6차 대멸종은 바로 인류다” “22세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다소 극단적인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요즘 들어 이런 이야기들이 더욱 크게 와닿는 것은 지금 현실이 그만큼 안 좋다고 볼 수 있다.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1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약 4도 상승했지만, 산업화에 따른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로 지난 100년간 1도가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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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흡 기자
2020.09.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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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29일 오후 1시 30분, 기억조차 떠올리기 싫은 이천 물류창고 신축공사 화재사고가 발생했다.사망자 38명, 부상자 10명 등 총 48명의 인명피해를 가지고 온 이 화재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하 2층에서 이뤄진 용접작업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현장에 대한 안전관리 활동이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화재 당시 공기단축을 위해 평소보다 2배 가량 많은 67명의 근로자가 투입돼 10개 이상의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으며, 비상유도등이나 간이 피난유도선 등 임시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채 작업이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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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훈 기자
2020.09.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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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을 시작으로 수개월째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가운데 환기에 대한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미세먼지 제거에만 치중됐던 기계식 환기시스템은 이제 바이러스까지 잡는 방식으로 기술 범위가 확대됐다.코로나 돌발 변수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요즘 문제가 되는 곳은 ‘다중이용시설’이다.환기의 중요성은 커지고 실내 공기질에 대한 국민 인식도 전환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환기설비 기준량은 세부적으로 설정돼 있지 않은 상태다.정부가 제시한 다중이용시설의 코로나 확산 방지는 생활 속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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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2020.09.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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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4개월. 국토교통부 최장수 장관의 재임 기간이다. 이 타이틀도 이달 24일이 지나면 주인공이 바뀐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국토부 수장에 오른 김현미 장관이 그 주인공이다.타이틀에 욕심이 있는건지, 아니면 국토부 정책을 잘 이끌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건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부동산 정책만큼은 초지일관 ‘불통’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김현미 장관 취임 이래 국토부는 다양한 현안을 안고 있었다.이 중 부동산 정책은 발표될 때마다 요란했다. 시장은 빈틈을 교묘히 파고들었고, 정부는 뚫린 구멍을 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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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기자
2020.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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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기간 장마가 한창이던 지난 8일 경기도 파주 한 커피전문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시작됐다. 방역당국은 밀폐된 공간에서 장마 등으로 환기가 부족한 상태에서 매장 내 에어컨 바람을 타고 바이러스가 강한 전파력을 보인 것으로 추정했다.지난 19일 파주시는 이날 커피전문점 관련 확진자는 56명으로 늘어났으며, 이들의 가족과 지인 등 n차 감염까지 고려하면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방역당국 조사에 따르면 실제 이 매장 고객 확진자 중에는 2층에 있었던 초기 감염자와 멀리 떨어져 앉아 있던 사람도 감염됐으며, 부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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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흡 기자
2020.08.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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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재확산되고 있다.지난 13일부터 18일 0시까지 불과 6일 만에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이에 정부는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치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상황이 심각해지면 3단계로 격상할 수 있다고 한다.거리두기 3단계 조치가 단행되면 사실상 거의 모든 경제활동이 중단될 것이고, 그 여파로 가히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한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이번 코로나 재확산의 원인으로 교회가 지목되고 있다. 수백, 수천명이 모이는 집회(예배)가 코로나 확산을 키웠다는 판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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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훈 기자
2020.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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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에서 ‘환기’는 탁한 공기를 맑은 공기로 바꿈으로 명시돼 있다. 평소 운전을 할 때 창문을 활짝 여는 나는 지겹도록 이어지는 장마에 환기를 할 수 없어 탁한 차 안 공기에 갑갑증을 견디기가 힘들다. 그때마다 환기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곤 한다.최근 종교시설, 커피전문점, 패션상가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이들의 공통점은 환기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라는 점이다. 물론 마스크 착용 여부 등 감염의 원인은 다양할 것이며, 환기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곳이라 해서 무조건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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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2020.08.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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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이 발표되는 시즌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톱(Top)5의 성적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나름 선방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경기 장기침체를 우려해 보수적으로 공시하는 여유를 부렸다.이들 기업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상반기 실적 방어에 밑거름이 된 국내 주택시장의 위기 신호를 신성장동력, 신사업으로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 환기시스템 등 생활안전분야에 뛰어들겠다고 알린 것.우려되는 대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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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기자
2020.08.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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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말이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발표된다. 하지만 순위를 보면 대부분 수도권 업체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공사실적, 경영상태 등 여러 이유로 지방업체들이 순위가 뒤떨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시공능력평가제도란 건설업체의 시공능력을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금액으로 환산한 뒤, 이를 공시하는 제도다.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지역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에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올해 코로나19 악재와 더불어 지방 건설경기는 불황이 더욱 심각하
기자수첩
장정흡 기자
2020.07.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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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병이 가져온 세계적인 파장이 그 끝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암울하다.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미래를 예측하고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는 없다. 그래서 경험을 통해 얻게 되는 교훈이 중요하고, 최소한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들이 필요한 것이다.이번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우리나라를 보며 세계 여러 나라들이 극찬했던 이유 역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얻게 된 교훈을 토대로 한 방역 당국의 대응이 신속하고 적절했기 때문이다.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적지 않다. 특히 이번 코로나19처럼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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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훈 기자
2020.07.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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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면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와 노동자는 최저임금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인다.하지만 올해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가 생겨 노사 모두가 힘든 시기를 맞았다.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제조업 자금사정을 보여주는 경기전망지수(SBHI) 중 자금사정 부문은 60.3%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등 15개 중소기업단체로 이루어진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의 안전망은 일자리로,
기자수첩
김민지 기자
2020.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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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지난달 6·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시장을 잡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21번째 칼을 휘둘렀지만 오히려 혼란만 야기하는 실정이다. 시장이 잡히지 않자 다른 지역을 규제대상지역으로 묶겠다는 22번째 대책도 예고하고 나섰다.문제는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것. 지금 국토부가 내놓은 정책은 풍선효과로 부풀어 오른 다른 지역을 누르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마치 풍선이 터지기만을 바라는 것처럼 느껴진다.풍선이 터졌을 때 발생할 부작용은 생각하지 않는 듯 싶다. 분명한 건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가 더욱 빠르게 하강곡선을 그리게
기자수첩
김주영 기자
2020.07.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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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휘닉스 평창에서 대한설비공학회 하계학술대회가 성황리에 개최했다.올해 행사 주제는 코로나19 대응과 정부 시책에 부응해 ‘건강한 삶을 위한 설비기술’로 정했다. 특히 이번 행사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설비인답게 방역 수칙은 물론 환기시스템까지 신경썼다는 부분이다.마스크 착용은 필수며, 입장 전 문진표 작성과 온도체크를 받은 후 출입문을 들어갈 수 있었다. 사전접수 공간에서도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관람객들의 체온을 다시 한번 체크했으며. 세션발표장에서는 2미터 간격 유지는 물론 환기를
기자수첩
장정흡 기자
2020.06.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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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이 싫어 처음부터 공공부분만 했어요. 가끔 턴키 프로젝트로 발주가 되면 종합건설사와 일할 때도 있었는데, 이제 그들의 행태에 진절머리가 나서 연락이 와도 가능한 한 거절하곤 합니다.”얼마 전 인터뷰를 진행했던 중소 전문업체 A사 대표의 말이다.하도급 비중이 높은 중소 전문업체에서 A사 대표와 같은 반응을 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렇다면 이들은 왜 하도급이 싫을까? 원도급자가 되면 책임져야 할 영역도 많아지고, 갖춰야 할 자격요건이 까다로워 비용적인 부담도 적지 않을 텐데 말이다.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을’ 취
기자수첩
안광훈 기자
2020.06.22 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