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값 폭등·인건비 상승 따른 수익악화 만회할 신성장 동력 주목

건설업계가 원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재값 폭등, 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을 만회할 주요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업계 1·2위를 다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와 미국형 대형 원자력발전소의 AP1000 모델의 글로벌 사업 공동 참여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웨스팅하우스사는 1886년에 설립된 세계적인 미국 원자력회사으로, 전세계 약 50% 이상의 원전에 원자로와 엔지니어링 등을 제공하는 원자력산업 전 영역에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특히 원전 건설의 단가를 높이는 주요 부품과 배관, 케이블의 개수를 줄여 경제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피동형 안전시스템을 적용해 안전성도 대폭 향상시켰다. 

이번 계약을 통해 현대건설은 글로벌 시장에서 향후 프로젝트별 계약을 통해 차세대 원전사업의 상호 독점적 협력과 EPC 분야 우선 참여 협상권을 확보하게 됐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은 대형 원전기술뿐 아니라 차세대 원전 기술인 원전 해체와 소형모듈원전(SMR)에도 전격 참여하면서 원전 전반에 걸쳐 사업에 참여하는 모양새다. 원전분야 최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도다. 

SMR분야에서는 지난해 11월 미국 홀텍인터내셔널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원전 해체 시장에서도 하나둘 사업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홀텍사 소유의 인디안포인트 원전해체 사업의 협력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으로 원전 분야의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것.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SMR 시장에 집중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팀 단위 조직이었던 원자력부문을 ‘원자력사업실’로 격상해 원자력 사업을 전담하는 별도의 전문조직을 신설한 것. 

원자력사업실에는 기존 인원에 설계 인력,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원자력 분야 경쟁력을 높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원자력 핵심설계기술 확보를 기반으로 소형원자로(SMR, MMR)와 수소 생산, 원전해체 및 핵주기, 연구용원자로 및 핵연료제조시설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여기에 SMR 고유 기술 확보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SMR 시장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캐나다 초크리버 MMR 사업을 기반으로 2029년까지 캐나다, 미국, 폴란드 등지에서 MMR EPC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원전해체 시장에서는 올해 국내 가동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보관을 위한 임시저장시설 설계용역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후 관련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지난달 26일 삼성물산은 GS에너지·두산에너지빌리티와 함께 미국 SMR기업 ‘뉴스케일파워’와 손잡고 SMR 기술 확보에 나섰다. 뉴스케일파워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을 받아, 60메가와트급 SMR 12기로 이뤄진 원전단지를 건설 중이다. 

삼성물산은 그간 발전소 시공 역량을 앞세워 뉴스케일파워와 글로벌 SMR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면서 관련 기술을 습득한다는 구상이다. 

건설업계의 원전사업 강화 움직음은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에서 비롯됐다. 또 최근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전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원전 산업과 기술을 선도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면서 이같은 기대는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가 원전을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하고 차세대 원전 기술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지속 밝혀오고, 원전 비중 확대와 원전 해체·SMR 사업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원전 사업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기업에게 원전사업을 맡기는 것을 주저하던 분위기가 앞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업계가 원전 관련 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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