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건설정책국장 주재로 ‘건설업 상생협의체’ 회의를 개최하고 민간 건설현장에 단품슬라이딩제도를 도입하고, 표준도급계약서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인센티브 부여 등 자재가 연동 제도 개선 방안을 밝혔다.

그런데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대한건설협회를 비롯한 16개 단체의 모임인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건설현장 자재비 폭등에 따른 범정부 비상종합대책 시행 촉구 탄원서’를 마련해 대통령실 등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건단연이 범정부 대책을 촉구한 것은 그만큼 사안이 중대하고 국토부와 업계 힘만으론 해결되기 힘들다는 견해가 깔려 있다.

건단연은 탄원서에서 11만여개 기업 200만명이 종사하는 건설산업은 원자재가격 폭등으로 전례없는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여기에 인플레로 건설노임, 장비임대료 등의 인상이 거듭되고 있으며 노조원 채용강요, 부당금품 요구, 장비사용 요구 등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도 도가 지나쳐 원가부담이 날로 늘어나고 있어 공사가 중단되는 등 업계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건단연의 탄원 내용은 엄살도 아니고 공갈도 아닌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이다. 특히 자재가 상승분과 노조의 횡포를 고스란히 떠앉고 있는 전문건설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자재가와 인건비 폭등으로 계약금액 대비 평균 130%의 공사비 투입한다고 주장하던 철근콘크리트업계는 공사비를 올려주지 않으면 내달 11일부터 멈추겠다고 공표한 상황이다.

기계설비업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자재비의 비중이 50% 정도인데 작년말 보다 자재비가 30%이상 올라 멈춤을 고민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업체들을 사지로 내모는데 힘을 보태는 것이 건설노조의 각종 불법행위다. 현장 점거를 비롯해 조합원 장비 사용강요, 노조 전임료 월례비 급행료 등의 부당행위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아도 가중되는 경영압박에 일조를 하고 있다.

그동안 노조 관리를 전문건설업체들에게 떠넘기던 일반건설업체들도 ‘더 이상은 못 참겠다’며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를 천명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새정부 출범이후에도 노조의 등쌀에 시달리던 전문건설업계는 정부의 엄정한 법 집행과 강경대응을 촉구하는 탄원을 관계 요로에 전달했다.

민간건설공사는 물론 민간투자사업 등의 의무적인 물가변동 계약금액 적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를 비롯해 단품슬라이딩 제도를 특정규격이 아닌 품목을 기준으로 개선하는 등 현장을 정상화하는 문제는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공정위, 경찰 등 범정부가 나서야 해결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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